[앵커]
작년 한강변을 습격했던 동양하루살이떼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보름이나 일찍, 더 많은 곳에서 출몰하고 있는데요.
한강 수질이 좋아질수록 더 많아진다는데, 해법은 없을까요.
다시간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5월, 한강변 지역에 떼지어 나타났던 동양하루살이들.
일명 팅커벨로 불리는 하루살이들이 환한 조명이 켜진 잠실 야구장까지 몰려와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어떨까, 다시 가봤습니다.
가로등마다 동양하루살이 떼가 새까맣게 몰려듭니다.
조명이 달려 있는 끈끈이 판도 빈틈없이 뒤덮입니다.
[김성호 / 인근 주민]
"벌레라고 생각하니까 좀 혐오스럽죠. (밟혀서) 톡톡 소리 나고…"
상점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동양하루살이떼로 일찍 문을 닫거나 제대로 장사도 못합니다.
상점 유리창엔 이렇게 동양하루살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요.바닥엔 수북하게 쌓여 있을 정도입니다.
[이종민 / 카페 점주]
"밤에는 이제 앞문을 잠그고 영업을 할 수밖에 없죠. 불도 다 끄고,여기 뒷문으로 들어오게 해서 손님들…"
한강변을 따라 운행하는 경의중앙선 열차 안까지 동양하루살이 떼가 점령하기도 합니다.
보통 5월 말에야 동양하루살이떼가 몰려들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지난달 예년보다 높았던 기온 탓에 보름 정도 더 빨라졌습니다.
출몰 범위도 더 넓어졌습니다.
경기 남양주, 잠실 등 한강 상류나 강변쪽에서 주로 나타났는데 용산, 마포, 성동구 도심까지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임성우 / 서울 성동구]
"지금 창문을 못 열어놔요. 계속 뿌리느라고 (살충제) 남은 거 다 쓰는 거예요."
[이상돈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지표면 온도가 상승하면 상승기류가 많이 생기거든요. 그러면 이제 좀 더 확산하는 데 유리하고, 도심 내륙 쪽으로 많이 이동할 수 있었다…"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지만, 떼로 몰려다녀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동양하루살이.
2급수 이상의 수질에 주로 서식하는데 최근 들어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한강 수질이 좋아진데다 겨울철 기온도 상승하면서 땅 속에 있는 유충 생존률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한강변에선 살충제를 살포할 수 없는 것도 고충입니다.
[장욱 / 남양주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
"여기는 한강 상수원이고 취수원이라서 저희가 방역 약품을 사용할 수가 없어요. 동양하루살이 자체를 일단 박멸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동양하루살이떼의 출현이 매년 되풀이 되지만 뾰족한 박멸 대책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